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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로컬 푸드 마케팅 성공 사례

by jworld-blog 2025. 4. 20.

주민과 농민이 함께 만든 직거래 축제: 제주 ‘동문 로컬 팜데이’의 변신

제주 동문시장은 전통적인 재래시장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노년층 중심의 단골손님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젊은 세대가 점점 발길을 끊으면서 시장 특유의 활기가 점점 사라졌습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 바로 ‘동문 로컬 팜데이’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농산물을 파는 장터가 아니라, 지역 농민, 청년 기획자, 상인들이 한데 모여 새로운 소비 문화를 실험한 협업형 마케팅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팜데이는 매달 마지막 주 금·토·일에 열렸으며, 단순한 판매 부스를 넘어서 음악 공연, 푸드트럭, 어린이 텃밭 체험, 친환경 포장 교육 등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포함했습니다. 특히 현장 부스는 단일 브랜드가 아닌, 제주 내 6개 마을 농민 공동체가 순번을 정해 직접 운영하는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다양한 지역의 농산물과 문화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었고, 매회 다른 분위기의 장터가 구성되어 반복 방문율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행사 종료 후 마다 참여 농민과 기획자가 모임을 갖고 피드백을 수집하여 다음 회차를 기획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순환적인 구조 덕분에 프로그램은 지속적으로 발전했고, 로컬 소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커져갔습니다. SNS에서는 ‘진짜 제주의 맛을 만나는 곳’, ‘가족 나들이 필수 코스’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며 브랜드 인지도가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결국 전통시장과 로컬 푸드를 연결짓는 커뮤니티 중심 마케팅의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감자 한 알에 담긴 공동체 이야기: 인제 ‘하늘담은 감자’ 브랜드화 사례

강원도 인제는 고랭지 감자로 유명하지만, 전국 유통망이나 브랜드 파워가 약한 탓에 늘 제값을 받지 못하던 곳이었습니다. 2020년, 지역 마을 이장과 청년 활동가들이 손을 맞잡고 시작한 브랜드가 바로 ‘하늘담은 감자’입니다. 이 이름에는 인제 고산지대의 맑은 하늘과 깨끗한 환경을 상징적으로 담아냈습니다. 하지만 이름 하나로 모든 게 바뀌진 않았습니다. 진짜 변화는 마을 주민 전체가 브랜드화 과정에 함께 참여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브랜드명과 로고를 정하기 위한 투표부터 시작했습니다. 이후에는 주민 워크숍을 통해 포장 디자인, 가격 전략, 온라인 홍보 방향까지도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감자를 포장할 때마다 포장지에 생산자 이름과 얼굴, 손글씨 메시지를 넣는 아이디어도 주민 회의에서 나왔습니다.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사람과 이야기가 담긴 상품으로 포지셔닝을 시도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SNS 콘텐츠도 흥미로웠습니다. 감자 수확 브이로그, 택배 박스 언박싱 영상, 감자 요리 레시피 등은 주민들이 직접 휴대폰으로 촬영해 올렸으며, 그 꾸밈없는 진정성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하늘담은 감자’는 한 달 만에 온라인 판매 수량이 3배 이상 증가했고, 인제 지역의 청년 귀촌인 유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브랜드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공동체 중심의 브랜드는 결국 지역경제뿐 아니라 공동체 문화도 함께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모델입니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로컬 푸드 마케팅 성공 사례

 

지역 커뮤니티를 브랜드 자산으로 활용한 광주 ‘채소나무 프로젝트’

광주 남구의 ‘채소나무 프로젝트’는 단순한 로컬 푸드 생산 및 유통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와의 협업을 통해 마케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사례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커뮤니티 단위의 참여를 통한 콘텐츠 생성입니다. 특히 지역 청년 셰프, 학교 교사, 시니어 요리 동호회 등과의 연계가 눈에 띕니다.

프로젝트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는 ‘우리 동네 채소로 요리하기’ 쿠킹 클래스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청년 셰프와 시니어 조리사들이 함께 진행했으며, 참가자들은 지역에서 재배된 채소를 직접 만지고 조리해보는 과정을 통해 로컬 식재료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자연스럽게 형성했습니다. 클래스 후에는 참가자들의 요리를 SNS에 업로드하는 미션도 주어졌고, 이로 인해 SNS 상 자연 발생적인 콘텐츠 확산이 이뤄졌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학교 급식 속 로컬 푸드 챌린지’입니다. 지역 초등학교와 협력해, 아이들이 직접 로컬 푸드로 급식 메뉴를 기획하고 이름을 붙이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로컬 푸드는 아이들에게 ‘공부’나 ‘활동’의 대상이 되었고,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서도 로컬 푸드에 대한 인식 개선과 브랜드 신뢰도가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커뮤니티 중심 마케팅은 일반적인 광고보다 훨씬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소비자는 브랜드가 아닌 ‘사람’을 통해 이야기를 듣고 신뢰하게 되며, 이런 방식은 로컬 브랜드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는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브랜드 협업: 전주 ‘맛고을 공방 마켓’의 융합 전략

전주는 전통 음식과 문화가 풍부한 도시로, 이를 로컬 푸드와 연결한 마케팅 사례가 바로 ‘맛고을 공방 마켓’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 농부, 공예 작가, 청년 기획자, 그리고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들이 함께 협력하여 진행됐습니다. 핵심 전략은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스토리와 문화를 함께 판매하는 구조였습니다.

‘콩&장 세트’, ‘된장 항아리와 생청국장 패키지’, ‘천연염색 보자기 포장’ 같은 독특한 조합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특히 포장재에는 지역 공예 작가의 손글씨, 전통 염색 기법, 재활용 가능한 소재 등이 적용되며,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였습니다. 각 세트에는 상품 기획자가 직접 쓴 브랜드 철학 카드가 동봉되어 소비자가 제품의 배경과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습니다.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이러한 제품들을 영상 콘텐츠로 소개하며, 단순한 상품 설명이 아닌 브랜드 스토리텔링 기반 콘텐츠 마케팅을 전개했습니다. 특히 ‘브랜드 주간 라이브 방송’, ‘패키지 언박싱 챌린지’, ‘우리 동네 이야기 릴레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했습니다.

이처럼 로컬 푸드 브랜드가 지역 공예와 플랫폼, 콘텐츠, 커뮤니티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때, 단순한 판매 이상의 경험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맛고을 공방 마켓’은 중요한 선례가 됩니다. 진정한 브랜딩은 제품이 아니라 사람, 이야기, 지역의 결합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이 프로젝트는 잘 보여줍니다.